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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호우]피스톨즈 썰 13 ​그냥 보고 싶어서'~' 학교에서 계단 내려가고 있던 순영이랑 지훈이. 둘 다 말없이 계단 내려가다 지훈이가 발걸음을 늦춰 수녕이 뒷모습 보다가 우뚝 멈춰 서라. 그러면 살짝 뒤로 몸을 트는 순영. 왜. 두 계단 위에 지훈이가 있으면 얼추 눈높이가 맞을까. 순영이 완전히 몸을 돌리면 지훈이 입꼬리 살짝 올라가며 배시시 웃고. 그런 지훈이가 이뻐서 순영이도 살짝 웃겠지. 지훈이가 한 계단 내려와 둘이 가까워지고. 두 손으로 순영이 양쪽 볼을 잡고 지훈이가 가볍게 입 맞추고 떨어지면 누가 봐도 기분 좋은 듯, 행복하게 웃어 보이는 지훈이. 그리고 얼떨떨하게 지훈이 쳐다보는 순영. 두어 번 더, 계속해서 몇 번이고 가볍고 짧게 쪽쪽, 버드키스하다 이내 눈을 감고서 고양이처럼 순영이와 얼굴을 .. 더보기
[호우/민원]피스톨즈 썰 12 ​ 가끔 원우에게서 민규의 냄새가 나는 듯했던 착각은 이젠 더 이상 착각이라고 할 수 없었다. 전원우에게서 김민규의 냄새가 진동을 하는 게 눈을 감으면 누구인지 정말 모를 정도여서, 석민은 가끔 헷갈리곤 했다. 누가 개새끼 아니랄까 봐, 냄새 존나 풍겨 하여튼. - "선배, 방학에 뭐 할 거예요?" "이제 고 3이니까, 공부해야지이-." 원우가 입술을 삐죽 내밀며 대답했다. "그리고?" "응? 음…. 민규, 너는?" 민규가 원우의 얼굴을 눈에 담으며 원우의 목에 헐렁하게 감긴 목도리를 매만졌다. 며칠 전, 크리스마스에 제가 선물해준 목도리였다. ​​ "생각해 봤는데, 독서실이나 학교에 나와서 공부만 할 것 같더라고요." "진짜? 부모님이 뭐라고 하셨어, 민규야?" "…그 외엔 집 밖으로 나오지도 않을 것.. 더보기
[호우/민원]피스톨즈 썰 11 ​ "순영아, 뭐 하나 물어봐도 돼?" "응, 뭔데." "…너는 집이 어디야?" 문득, 생각이 들었다. 보육원 근처엔 마땅한 가정집이랄 게 없으며 학교까지는 지하철을 타고도 족히 40분이 넘는 시간이 걸린다. 그런데 순영은, 매일 아침 보육원 앞에서 날 기다려 주는 권순영은, 학교가 끝나면 다시 보육원까지 데려다주는데 40분- 그 이상의 시간을 쓰는 권순영은. 어디에 살고 있을까. 이번 주말에 우리 집에서 같이 놀래? 되려 예상치 못한 질문을 받아버려서 눈만 끔벅이며 대답을 못 하고 있었는데 그런 내게 권순영은 또, 나를 데리러 가겠다는 말을 내밀었다. 그러면 나는 또 허둥대며 거절했지만 결국 나는 그를 이기지 못한다. - "이지훈." "…응." "부담스러워하지 말라고 했잖아." 순영의 집에서 같이 점심.. 더보기