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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석순/수위]학교부터 집까지 ​ ​ 도담 고등학교, 별관 4층 빛이 잘 들지 않는 인적 드문 복도 끝, 구석진 곳 화장실, 그곳 제일 안쪽에 자리 잡은 칸. 바닥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는 교복가지와 속옷, 공중에 번지는 땀 냄새와 질척이는 소리. 이석민과, 권순영. "하윽, 아, 으응." "어떻게 매번 꽉 조여, 응?" 이제 막 단단한 살덩이가 좁은 곳을 가르고 완전히 들어섰다. 오직 흰 반팔 티와 큰 품의 와이셔츠만이 붉은 자국이 새겨진 순영의 몸에 걸쳐진 전부였다. 벽을 짚은 순영의 오른손 위로 깍지 낀 석민의 몸엔 허벅지 밑으로 내려가지 못 한 교복 바지와 속옷뿐이다. ​​​​​​ "하으, 아, 미친, 흐으-." "후, 벌써부터, 좋아 죽지." 자꾸만 몸에 열이 피어오르는 느낌은 순영의 두 눈을 감게 만들었다. 붉게 달아오른.. 더보기
기념사진 찰칵 ​​나란 년이 감히... 더보기
[호우/민원]피스톨즈 썰 8~10 ​8. 모든 게 멈췄어 너를 마주하고서 때는 9월. 국어 수행평가로 학교 내 도서실에 들린 민규. 학교 입학 후 처음 와 본 곳이라 느릿한 발걸음으로 흥미 없는 시선을 툭툭 던지며 책장 사이사이를 돌아다니다 멈칫한 움직임. 제일 안쪽에 있는 책장 그 끝, 올곧게 서서 책을 읽고 있는 원우. 시선이 닿아진 순간부터 저를 감싸는 묘한 분위기에 숨조차 멈춰버린 채 그저 원우를 바라만 보게 된 두 눈. 정신이 돌아올 때쯤에 반류가 아니란걸, 알아차렸지만 중요치 않다. 종이를 넘기는 하얗고 가느다란 손, 고운 선을 이루며 옆을 보이다 마침내 민규를 향해 돌려지는 동그란 안경 써진 눈, 코, 입. …찾는 책 있어요? 그 낮은 목소리마저. …사랑에 관련된 책이요. 그날에 열일곱의 김민규가 열여덟의 전원우를 만나, 제.. 더보기